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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인 많은 나그네 밥 굶는다
뜻: 어떤 일에 관계된 사람이 많으면 서로 믿고 미루다가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말.
이 속담을 딱 보자마자
대학 4학년 때 한 조별 발표 때가 생각나더라고.
졸업한 지 아주 오래된 게 아니라 생생하게 기억나는 거 같아.
교양 수업으로 3학점짜리 디자인을 들었지.
그때 디자인 교수님이 이름순대로 팀을 짜 주고
조별로 리포트 한 부 제출 및 프레젠테이션을 하라 하시는 거야.
게다가 팀원의 역할까지 세세하게 다 정해주셨네.
4학년은 무조건 조장하래. 그래서 타의로 조장이 됐지.
디자인 수업이라 그런지 우리 조에 저학년 여학생들이 많이 걸렸더라고.
음, 어쨌든 난 조장으로서 준비를 했어.
이름과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문자도 보내고
수업 끝나고 앞에 나가서 “몇 조” 끝나고 남으라고 소리도 질렀었어.
근데 남으랬더니 겨우 토목건축부 여학생 하나 빼고 다 내뺐더라.
그렇게 시간이 흘러
그렇게 한 번 모임도 하지 못한 채 점점 우리 조의 발표일은 다가오는 거야.
또 단체 문자를 보냈지.
“우리 조 발표일이 가까워지니
몇 월 며칠에 모여요. 다들 시간 되시죠?“
이제 발표 날짜가 코앞이라 답장들은 오데.
근데 내용이
“축제 준비하느라 바빠서요.”
“저 다른 일로 바쁜데”
다들 짠 것 마냥 이런 거뿐이었어.
(토목건축부 여학생 제외 - 그 학생은 O.K.했음)
다들 미루다 보면 누군간 하겠지 하는 생각이었던 거 같아.
참나, 조장이건 뭐건 그냥 때려 엎고 같이 F 맞을까 하다가
그냥 내 메일 주소 알려주고 만날 시간 없으면 각자 주제 하나씩 잡아서 메일이라도 보내라고 했지.
그래도 다행히 이메일은 보내주더라고.
뭐 만나지 않고 이메일 받은 거 이어붙인 거라 퀄리티도 들쭉날쭉, 구성도 별로였지.
그러고 나서 “발표는 A, B 씨가 하세요. 그냥 교탁에 나가서 파워포인트 읽기만이라도 하세요.”라고 해 버리고 그날 난 맨 앞줄에 앉았어.
같은 조인데도 발표 당일까지 얼굴 한 번 마주치지 못해서 조원 사람 얼굴이 참 궁금했거든.
뭐 발표는 역시 예상대로 그냥 책 읽는 발표.
파워포인트 자료 한번 안 쳐다보고 온 게 티가 팍팍 나더라고.
어쨌든, 그 이미지 덕택에
“주인 많은 나그네 밥 굶는다.” 이 속담은 절대 안 잊어버릴 거 같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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